문재인 대북 강경
한미동맹 중요시 [권대정 기자 2017-05-17 오전 9:11:15 수요일] djk3545@empas.com"2003년 韓·美정상 공동성명에서 '모든 옵션' 문장 빼려 무진 애썼다"
자신의 책에서 밝혔던 文대통령, 취임후엔 예상깨고 北압박 나서
협상 통한 北核해결 위해서라도 韓美동맹이 중요하다 판단한 듯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연달아 북핵 문제 해결과 이를 위한 한·미 동맹 및 국제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0일 취임 이후 문 대통령의 북한 관련 발언을 보면, 노무현 정부 1기 때는 물론이고 대통령 후보 시절보다도 북한을 더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16일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통화하면서 최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거론하고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목표로 제재와 대화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해 과감하고 근본적인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미사일 발사 직후 소집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도 "북한과 대화할 가능성을 열어두지만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의 도발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새 정부가 제재 등 대북 압박보다는 대화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현재까지는 미국 등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압박하는 쪽을 우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매슈 포틴저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북핵 해결과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중시하고 있다. 홍석현 특사 파견은 한·미 동맹을 다시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포틴저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에서 민주적 절차로 정권 교체가 이뤄진 데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정상 간 통화 내용도 극히 만족스럽다. 대통령을 조속히 뵙고 한·미 동맹 강화 방안을 포함한 여러 현안을 깊이 있게 논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포틴저 보좌관과 악수하며 환하게 웃기도 했고, 대화는 7분간 이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당선 이후 가장 염두에 두는 문제는 한·미 동맹을 굳건하게 다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이 취임 50여 일 만으로 역대 정부 중 가장 빨리 이뤄지는 것도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대통령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도발 억제와 핵 문제 해결에 대해 여러 안보 사안 중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반도 주변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한·미 동맹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대북 인식은 자신이 노무현 대통령의 참모로 활동하던 때와도 많이 달라졌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책 '운명'에서 "2003년 5월 첫 한·미 정상회담 당시 북핵에 대한 한·미 간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미국이 준비한 공동성명 초안에 북핵 문제에 대해 '모든 옵션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미국 입장이 포함돼 있었다"며 "물론 미국도 무력 사용을 실제 선택하겠다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컸다. 그 문장을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로 바꾸고자 안보팀이 무진 애를 썼다"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핵 해결을 위해 제재와 대화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14년 사이 북한이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다섯 번 핵실험을 했고, 핵탄두를 실어 나르는 미사일 기술도 고도화하는 등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문 대통령의 인식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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