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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악취 화난 민심

청정제주 무색케 [권대정 기자 2017-08-30 오후 1:26:49 수요일] djk3545@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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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제주시 한림읍 상명리 폐 석산에서 일단의 청년들이 땅바닥에 축산분뇨가 고여 있는 현장을 목격했다. 이 청년들은 이곳에 종종 천막을 치고 산악용 오토바이를 즐기던 상명리 청년회 회원들이었다. 청년들로부터 연락을 받고 현장을 확인한 고승범 상명리장은 "당시 행정과 자치경찰에 신고하면서도 누가 이곳에 직접 와서 무단방류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매일 현장을 살펴보던 고 이장은 하루가 다르게 축산분뇨가 불어나고 있는 현상이 찜찜했다. 같은 달 19일 오후 현장을 다시 찾은 고 이장은 석산 구석 수풀을 헤쳐보다 매립된 돌무더기 속에서 축산분뇨가 흘러나오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급기야 축산분뇨는 7월 20일부터 이곳 주변 바닥 전체를 뒤덮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행정 당국과 자치경찰은 8월 2일부터 현장에 장비를 동원해 굴착 작업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비날씨를 제외하면 약 20일 정도 작업하던 중 지난 25일 폐 석산 바닥 밑에 있는 용암동굴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수십년간 소문으로만 떠돌던 천연동굴의 정체가 드러난 순간이었지만 축산분뇨 슬러지로 가득한 동굴 주변은 악취만 진동했다. 축산분뇨는 진원지에서 땅 속으로 스며든 뒤 이 용암동굴을 타고 내려와 한곳에 고여 있다가 그 양이 차츰 불어나면서 결국 폐 석산 바닥 위로 분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29일 현장 조사에 나서 천연동굴에 축산분뇨가 유입된 사실을 확인했다. 지질전문가인 세계유산본부의 전용문 박사는 "이곳은 용암동굴의 전형적 특징을 갖고 있다"며 "용암동굴에는 보통 지표에서 내린 빗물이 흙탕물 형태로 들어간 뒤 물은 빠져나가고 진흙은 침전되는데, 이곳 냄새를 맡아보면 축산분뇨와 연결된 슬러지가 많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유산본부 한 관계자는 "해당 용암동굴은 천연기념물(지정동굴)인 소천이굴과는 약 1.68㎞, 비지정동굴인 옥산이굴과는 약 700m 거리에 위치해 있다"며 "문화재로 지정된 동굴은 아니지만 고의성 여부가 확인되면 매장문화재보호법 위반을 적용해 처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유산본부는 이날 현장 조사 결과를 문화재청에 보고할 방침이다. 문화재청은 이후 문화재전문위원을 현장에 보내 정밀조사를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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