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q 현대카드 . 권대정 경향
감귤 cccc 티볼트 n jdc
홈- 뉴스 - 연예

사회복지공무원 대상 수상, 성현숙 씨

누군가를 돕는 건 행복해요 [김지원 기자 2014-09-17 오후 4:12:11 수요일]

PRINT :    SCRAP :

 

꽃 다운 스물 셋, 인천의 한 여대생의 품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넓었다.

그녀는 떠나버린 부모님이 그리워 눈물 짓는 아이의 손수건이자, 누군가의 도움 없이 집밖으로 나서기 힘든 장애인들의 손발이었다. 정신질환으로 망치를 들고 인사하는 할아버지의 '절친'이기도 했다.

그렇게 누군가의 엄마이자 친구로 살아 온 이 여대생은 어느덧 나이 50을 바라보는 베테랑 사회복지공무원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현장활동부터 정책개발까지 사회복지라면 못하는 일이 없을 정도다.

제7회 제주특별자치도 올해의 사회복지공무원 대상을 수상한 제주시 주민복지과 성현숙 씨(49. 사회복지 7급)의 이야기다.

16일 늦은 오후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만난 성현숙 씨는 "제가 받을 상이 아닌데..."라며 수줍게 고개를 저었다. 인터뷰 내내 이어졌던 동료 공무원들의 칭찬과 축하인사를 듣자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듯 하다.

그래도 그녀는 "저 혼자만의 상이라고는 생각지 않아요. 사회복지라는 게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인 데다 다들 열심히 하고 있거든요. 이번 상은 사회복지공무원 전체에 대한 격려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인천 출신의 성현숙 씨는 북녘에 고향을 둔 실향민이셨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사회복지분야에 발을 들였다. 오랫동안 교직에 몸을 담고 계셨던 그녀의 아버지가 매번 강조했던 덕목은 배려와 봉사. "봉사하는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던 아버지의 말씀에 자신도 모르게 '사회복지사'라는 꿈이 마음 속에 자리잡았다고 한다.

중앙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성 씨는 1987년 대학졸업 후, 그해 7월 현재 사회복지공무원의 전신인 사회복지전문요원 공채 1기생으로 사회복지직에 입문했다. 당시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겠다"던 다짐이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난다고도 했다.

제주생활은 14년차. 그녀는 인천중구청에서 만난 제주출신의 남편을 따라 2001년 8월 제주에 정착한 후 우도면을 시작으로 조천읍, 구좌읍 등 제주 곳곳의 사회복지현장을 누벼 왔다.

우도면에서는 '빨간 자동차 아가씨'로 불리기도 했다. 언제 어디서든 부르기만 하면 달려오는 성 씨의 열정이 기특했던지 지역 어르신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현장 상담활동을 주로 해 왔던 그녀는 바지만 입고 자고 있던 아저씨를 흔들어 깨워 상담을 진행할 정도로 혈기왕성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수줍음이 많던 결손가정 아이에게 엄마처럼 다가가 따뜻한 품을 내주기도 했다. 이 정도면 카멜레온이라 불려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결손가정이었던 한 학생의 경우에는 정말 내성적이었어요. 여러번의 상담을 거치면서 아이가 긍정적으로 성장하는 데 얼마나 뿌듯했던지...'도전 골든벨'에 나가 우승도 하고, 부상으로 중국여행도 다녔다고 하더라고요. 그 작았던 아이가 이제는 '선생님'을 꿈꾸는 어엿한 대학생으로 성장했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죠"

성현숙 씨는 현장지원활동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복지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 왔다.

제주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희망복지사업 공모에 '복지 보물섬, 제주시를 꿈꾸며'를 우수사업에 선정시키기도 했고, 제주시권 읍.면동에서는 처음으로 조천지역에 장애인사랑실천협의회를 꾸리기도 했다. 이 외에도 청소년성문화센터, 한림청소년문화의집 등을 설립.운영하며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일조해 왔다.

아무리 즐거운 일이라도 고충은 있기 마련이다. 제주시 전체 예산의 38.5%가 사회복지예산으로 운용되는 만큼 그에 따른 업무도 두둑하다고. 특히 사회복지공무원 업무 특성상 현장지원이 많기도 한 데다 특히 사람들과 소통하며 감정을 나눠야 하는 경우가 많아 지칠 때도 있다고 한다.

"사실 지칠 때도 있죠. 사회복지공무원 뿐만 아니라 모든 공무원들도 마찬가질 거예요. 그래도 안식년까지는 아니더라도...20년 이상 일하면 몇 일 정도 쉴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그녀를 다시 일으키는 원동력은 역시나 가족. 세 자매를 슬하에 둔 성현숙 씨는 가족을 생각하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고 말했다. 며칠 전 수상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이 "그렇게 열심히 하더니 잘 됐네!"라며 격려해줘 더욱 힘을 얻었다고.

가족으로부터 큰 힘을 얻는 그녀인 만큼 소외이웃을 만나면 더욱 안타까움이 클 터. 그녀는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주변 이웃을 둘러봐 주기를 당부했다.

"우리 주변에는 작은 사랑을 바라는 이들이 많아요. 따뜻한 눈길로 한 번 바라봐주기를, 따뜻한 손길로 한 번 어루만져주길 원할 뿐이죠.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건 무엇보다 행복한 일일 겁니다"

On Air
시사 TV 코리아

서울 / 인천·경기 / 강원 / 충남 / 충북 /
전남 / 전북 / 영남(본부) / 제주
뉴스HOT

TV 특집 프로그램

기획기사

정읍 무성서원, 세계유산 됐다! 정읍시 칠보면 무성리에 자리한 무성서원(사적 제166호)은 우선 우아한 건축미가 인상적이다. 군더더기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