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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이 떨고있다

갑도 벌벌 [김기완 기자 2015-04-05 오후 12:54:52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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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면접장의 절대甲' 면접관이 떨고 있다                 

입력 : 2015.04.04 03:00 | 수정 : 2015.04.04 13:37

입사지원자들에게 평가받아 怨聲 등 물의땐 인사 불이익

면접관 갑질, 인터넷 공개
"삶에 만족하나" 묻기에 '예'하니 "건방지다" 하더라
OO社는 性차별 질문… 면접후기 사이트에 띄워

"그 회사 가면 안되겠네!" 면접 경험 구직자 57%
"면접관 때문에 불쾌감" 85%가 "이미지 나빠져"

기업들, 면접관 교육 나서 "나쁜기업으로 찍히면 끝장
부적절한 질문하지 말라" 공채前 1~2일 특별교육

지난해 A기업의 신입사원 채용 면접장. 실무평가를 마치고 최종면접장에 들어선 지원자들에게 임원들은 "술은 잘 마시나요?" "결혼 생각은 있습니까?" "취미는 뭔가요?" 등을 물었다. 면접을 본 사람들은 인터넷에 '가정사나 연애문제까지 묻더라. 이런 것까지 대답해야 하느냐'는 글을 올렸다. 직무 역량 평가와는 관계없는 질문이 불쾌했다는 것이다.

사내에서도 당시 면접 과정에서 일부 임원들의 질문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 기업은 결국 임원들을 상대로 면접관 교육을 실시했다.


	[Why] '입사 면접장의 절대甲'면접관이 떨고 있다

그래픽=김성규 기자
면접관도 평가받는다

입사시험 면접장의 '저승사자'인 면접관들이 떨고 있다. 면접장 안에선 한없이 약자인 구직자들이 적극적으로 면접 경험을 공유하면서 면접관들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들은 인터넷 등 다양한 곳에서 '면접 정보'를 공유한다. 이들이 올리는 면접 후기엔 면접관의 '갑질' 행태가 낱낱이 공개된다. 성차별적 발언이나 사생활 관련 질문이 나왔다는 글이 올라오면, '그 회사 가면 안 되겠다'는 댓글이 달린다.

지난해 12월 한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구직자인권법' 제안 청원엔 이런 사례가 등장했다. "법대인데 사시 준비를 하지 않았냐고 묻기에 다른 경험을 쌓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발가락을 주물럭거리던 면접관은 '입에 침이나 바르라'고 말했습니다." "면접관이 '삶에 대해 만족하느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건방진 소리'라고 했습니다. 그런 소리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겁니다."

이 같은 면접관의 '갑질' 행태와 면접 시 인신공격성·성차별적 질문을 금지하자고 한 청원에 공감을 표시하는 사람이 몰려 지난해 말 마감 때까지 1260명이 서명했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채용전형이 끝나면 인사 담당자들이 인터넷에 올라온 지원자들의 평가를 확인한다. 부적절한 질문을 한 면접관들은 기업 이미지를 망쳤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경고한다. 그러니 면접관들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면접관이 잘못하면 기업 이미지 망친다

우리 법은 채용 과정에서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고용정책기본법 7조는 '사업주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신앙, 연령, 신체조건, 사회적 신분, 학력 등을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되며 균등한 취업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법 2조는 '신체조건, 혼인 여부, 가족형태 등을 이유로 고용에서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는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 행위'라고 정의한다.

아직까지 '을'의 입장인 구직자가 기업을 고소·고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구직자들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면접 후기 등이 기업 이미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지난 1월 인터넷에 '소셜커머스업체 위메프 오너인 허민 대표가 면접을 보면서 시종일관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반말을 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하루 만에 페이스북에서 200번 이상, 트위터로도 500번 넘게 공유됐다. 이는 위메프가 영업직 사원을 전원 불합격시킨 사례와 함께 언급되면서 불매운동 및 회원 탈퇴 움직임으로까지 번졌다.

지난달 취업포털 사람인이 면접 경험이 있는 구직자 6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7.4%가 '면접관의 태도 때문에 불쾌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85.8%가 '면접 때문에 해당 기업의 이미지가 나빠졌다'고 말했다. 헤드헌팅기업 에이치알코리아의 조사 결과도 이와 비슷했다. '면접관 때문에 생각했던 기업의 이미지가 바뀐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98%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지원자 눈을 보며 간결하게 말하라

백진기 한독약품 인사담당 부사장은 "구직자 입장에서는 불쾌한 경험을 해도 항의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구직자들 사이에 '나쁜 기업'으로 인식되면 인재를 선발하기 어려우므로 결국 기업에도 손해"라고 말했다.

기업 이미지 악화를 막기 위해 기업들은 면접관 교육에 나섰다. CJ그룹은 매년 상·하반기 공채에 앞서 수백명의 면접관을 1~2일간 교육한다. 면접할 때 지원자 이름 뒤에 '님'자를 붙이고, 지원자의 눈을 응시하며 질문을 간결하게 할 것 등 주의사항을 알린다. 한수경 CJ그룹 과장은 "구직자가 아니라 '고객'이라는 생각으로 대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SK그룹도 면접관이 다리를 꼬고 앉지 말 것, 가족과 관련된 질문은 하지 말 것 등 상세한 지침을 사전에 교육한다.

불합격자에게 '면접 성적표'를 보내주는 경우도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공채 불합격자에게 역량면접, 프레젠테이션 면접, 임원 면접 등의 전형에서 받은 점수를 알려줬다. 구직자들은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알 수 있어 도움이 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제대로 된 면접은 기업에도 이익

기업 임원들이 외부업체에서 자발적으로 면접관 교육을 받기도 한다. 경영 컨설턴트 업체인 커리어케어가 지난 2013년부터 5회에 걸쳐 실시한 '공개 면접관 교육'에는 67명이 참여했다. 민도식 커리어케어 상무는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대표, 기업 인사 담당자 등이 찾아온다. 면접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해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으므로 시간과 돈이 들더라도 미리 교육을 받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인재를 가려낼 수 있는 제대로 된 면접관을 키워야 하는 건 기업 입장에서 더 절박한 과제다. 공인 영어 점수, 자격증, 수상경력 등을 보지 않는 '탈(脫)' 스펙 채용 전형 바람이 거세지면서 면접관의 '안목'이 신입사원 채용의 당락을 결정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5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 신입사원 교육 훈련과 수습사원 인력관리 현황조사'에 따르면, 신입사원 교육에 평균 18.3개월이 걸리고 5959만6000원이 든다. 유재경 나비앤파트너스 대표는 "역량면접, 직무면접 등 면접 과정이 복잡해지면서 면접을 통해 전문적인 업무 능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면접관이 신입사원을 잘못 채용할 경우 그로 인한 비용은 모두 기업이 떠안게 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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