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주식부자 박철상 '기부하겠다"
50년애 걸쳐 순차적 기부 약속 [권대정 기자 2016-07-19 오전 11:18:44 화요일] djk3545@empas.com박씨는 아르바이트로 모은 수백만원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해 400억원 대 자산가가 된 인물이다. 2013년 장학 사업을 시작해 '청년 버핏'으로 불려 왔다. 그가 일자리와 직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조선일보 자회사인 ‘잡스엔’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재산 기부를 약속했다. '전업 기부자'를 선언한 것이다.
박씨는 "사실상 전재산을 기부할 것"이라며 "앞으로 가정을 꾸린 후 자식이 생기더라도 재산을 전혀 상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기부 배경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어떻게 전 재산 기부를 결심 했나요?
"힘든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경제적인 능력이 생긴다면 어려운 곳을 살피겠다는 마음을 먹었어요. 이제 실천하는 겁니다."
-앞으로 재산이 더 늘어날 수 있는데.
"작년 주식투자와 운용을 중단했습니다. 대부분 재산을 은행에 넣어놨죠. 그걸 40~50년에 걸쳐 기부로 소진할 계획입니다. 부모님 노후자금, 제 생활비, 유학자금 정도만 남기고 모두 기부할 예정입니다."
미국은 전 재산의 사회 환원을 약속하는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 서약이 활발하다. '투자 대가' 워린 버핏, '경영의 귀재' 빌 게이츠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재벌 중엔 이런 사람이 거의 없지만, 박씨가 일찍 기빙 플레지 선언을 했다.
-노후자금이나 생활비, 유학비로 평생 100억원 정도 남기시는 것 아닙니까?
"저는 사치를 하지 않아요. 몇 십억원 남기는 것도 지나치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여유있게 살고 싶은 마음이 없는건 아니죠. 그러나 여유가 넘치면 사치가 됩니다. 상상하지 못했던 돈을 벌었으니 의미있는 곳에 쓸 겁니다."
실제 박씨는 큰 집, 외제차, 비싼 시계 등 남이 부러워할만한 것을 갖고 있지 않다. 유일한 사치가 거실 책장을 빼곡히 채운 수천권의 책이다.
-돈을 어떻게 쓰실 건가요.
"장학사업을 위주로 할 겁니다. 꿈을 가진 고등학생, 대학생과 함께 성장할 계획입니다. 학비와 생활비를 버느라 아르바이트로 시간을 뺏기는 친구들에게 힘이 돼 주고 싶어요."
-아직 젊으니 재산을 좀 더 키운 후 보다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도 있는데.
"40살 정도까지 투자 활동을 해볼까 고민한 적이 있어요. 그러면 보다 많은 금액을 기부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 사이 기회를 얻지 못하는 친구들은 어떡합니까. 빨리 값지게 쓰고 싶어요. 사회 구조 때문에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난 친구들이 많습니다. 제가 그들에게 기회가 돼 주고 싶어요."
-앞으로 기부 계획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기존 방식을 유지하되 금액을 늘리는 방식입니다. 우선 연간 고교생 160명에게 1억6000만원, 대학생 150명에게 3억4000만원을 기부할거에요.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등록금을 낼 형편이 안되는 학생이 대상입니다. 고등학교 2곳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기부합니다. 자기소개서 등 서류전형을 거쳐 각 학교 선생님들이 선발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최근에는 추가로 연간 2억원 규모로 저소득층 의료지원, 조손가정 및 독거노인을 지원하는 의료기금을 경북대학교 병원과 만들었어요. 이렇게 총 10개 기금으로 연간 총 7억원 규모를 올해부터 매년 기부해요. 그렇게 50여년을 할 계획입니다. 만약 세상을 떠나기 전에 남은 재산이 있다면 모두 환원할 계획이고요. "
-그런데 혹시 중간에 생각이 바뀌어 기부를 중단할 수 있지 않나요?
"절대 그럴 일 없을 겁니다. 이렇게 언론 인터뷰하는 것 자체가 사회와 약속입니다. 만약 제 기부금액이 의심되시면 제가 기부하는 대학이나 고등학교, 병원 감사팀 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부 담당자에게 문의를 해보시면 자세하게 아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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