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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회장, 1년 내 그룹 망가진다고 보고 받고도

묵살로 일관 피해 키워 [권대정 기자 2015-01-15 오후 5:55:19 목요일] djk3545@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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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2011년 8월 내부의 재무 전문가로부터 ‘동양그룹의 차입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접어들어 1년을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내용을 담은 70쪽짜리 보고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 회장은 지난해 10월 1조3000억원대의 사기성 CPㆍ회사채 발행 등의 혐의로 1심에서 12년형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았지만, “2013년까지 경제계에서 누구도 동양의 부도를 예견하지 못했다”며 곧바로 항소했다. 자신은 그룹의 재무 상황이 회생 가능한 상황이라 여겼기 때문에 발행했던 CP와 회사채는 사기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향후 1년을 버티기 어렵다는 내용의 내부 보고서가 현 회장에게 보고됐다는 점에서 그의 주장은 신빙성을 잃게 됐다. 


	지난해 1월 사기성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발행해 투자자들과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는 모습

지난해 1월 사기성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발행해 투자자들과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는 모습
보고 체계 어겨가며 재무 상황 가감 없이 기재한 처음이자 마지막 보고서

‘프로젝트 투머로우’라는 이름의 이 보고서는 지난해 3월 열린 현 회장의 1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B 상무에 의해 존재 사실이 언급되긴 했지만, 내용 등이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이 보고서가 작성된 시기는 2011년 8월이다. 작성자는 당시 동양증권 IB 본부를 이끌던 김병철 전 전무로, 그는 증권업계에서 채권과 재무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전략기획본부의 지시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보고서 작성자로 낙점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보통 한 계열사가 아니라 그룹의 전반적 상황을 총괄하는 보고서는 그룹의 전략기획본부에서 작성한다. 그러나 이런 일반적인 보고 체계로는 현 회장에게 심각한 상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전략기획본부장이 직접 김 전 전무에게 보고서를 작성하고 회장 앞에서 발표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김 전 전무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시 핵심 임원진이 그룹의 재무 상황을 그만큼 심각하게 여기고 있었다는 뜻”이라고 했다.

김 전 전무는 2011년 6월 이런 상황을 전략기획본부장에게 전해듣고, 2개월에 걸쳐 70쪽짜리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가 파악한 그룹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2011년 5월을 기준으로, 동양그룹 7개 비금융계열사의 재무 상태는 부채비율이 524%, 총차입금이 2조9800억원에 달했던 상태였다.

그는 동양그룹이 차입을 감당할 수 없는 악순환에 진입했고, 특히 동양레저와 동양캐피탈의 경우 독자적인 생존능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계열사 지원만으로는 회복이 불가능해 향후 1년을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서에 썼다.

그러면서 이는 외부 변수에 의한 일시적, 단기적 위기가 아니므로 생존을 위해서는 빨리 차입금 축소를 위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 방법으로 ▲일단 2011년 9월까지 동양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2차적으로 다음해 6월까지 동양생명을 완전매각하며 ▲12월까지 동양의 건재사업 부와 동양증권을 매각해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차입금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감 없이 재무적 상황을 기재하면서 ‘ASAP(as sooon as possible:가급적 빨리)’, ‘기형적 구조’, ‘공멸’ 등의 단어를 써가며 현 회장에게 1시간가량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그는 “임직원과 투자자 등의 미래가 손에 달렸단 생각에, 보고 톤을 세게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11월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동양그룹 관련 금융상품 피해 투자자 대상 설명회에 모인 동양 사태 피해자들 모습

지난 2013년 11월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동양그룹 관련 금융상품 피해 투자자 대상 설명회에 모인 동양 사태 피해자들 모습

보고서는 파기, 매각 등은 실패로 끝나

당시 프리젠테이션 자리에는 현 회장과 A전략기획본부장 밖에 없었다. 현 회장은 보고를 들으면서 “그런 상황이군, 그렇군”하며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고 한다. 그러나 동양증권을 매각해야 한다는 부분이 언급되자 화를 냈다고 한다.

김 전 전무는 “전무 급이 총수 앞에서 대면 발표를 할만큼 이례적 상황이었던데다, 보고서 내용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센 어조로 강조했기 때문에 회장님도 이를 무겁게 받아들였다”고 했다. 실제 현 회장은 발표가 끝난 후 김 전 전무의 제안대로 1,2차 계획을 시행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 회장은 가격 차이 등을 이유로 동양증권 등 주요 계열사를 매각하지 않았다. 이후 전략기획본부에서 보고서를 폐기하라는 지시를 했고, 보고서는 폐기됐다. 김 전 전무는 현 회장이 차입 축소 노력을 하지 않자, 회생에 대한 의지와 실행력이 약한 것 같다며 다음해 7월 회사를 떠났다고 했다. 그리고 2013년 10월 결국 동양사태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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