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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에 무대 오른 나훈아

노래 도중 울컥 [권대정 기자 2017-11-05 오후 5:58:15 일요일] djk3545@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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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으라 했는데 잊어 달라 했는데/ 그런데도 아직 나는 너를 잊지 못하네”

가수 나훈아가 히트곡 ‘영영’의 이 첫소절을 구성지게 부르던 이 순간 그의 모습이 무대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공연에서 그의 얼굴이 처음 클로즈업되는 찰나였다. 관객 수천명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눈을 빛냈다. 그의 짧은 백발, 텁수룩한 흰색 수염이 땀에 번들거렸다. 노래를 부르다가 아랫입술을 깨무는 특유의 습관은 예전 그대로였다. “오빠!”, “여보!” 소리가 관객석 곳곳에서 탄식처럼 터졌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나훈아는 11년 만의 복귀 무대를 가졌다. 2006년 데뷔 40주년 공연 이후 공개된 장소에서 들어보는 그의 첫 노래 가락이었다. 2008년 그가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폭력조직에 의한 신체 일부 훼손설, 건강 이상설, 유명 여배우와의 스캔들 등 각종 루머를 부정한 뒤 칩거에 들어간 때로부터는 9년만이었다.

나훈아는 이날 관객 4000명 앞에서 그동안의 사연을 털어놨다. 그는 “확실하게 제가 뭐를 잘못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마는, 무언지 모르게 좀 미안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고, 아무튼 말로 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노래하다 이따금 눈물을 흘렸다.

나훈아는 그간의 침묵을 팬의 입장에서 질책하는 듯한 ‘예끼 이 사람아’라는 짧은 자작곡도 처음 선보였다. 코러스가 ‘어디 갔다 이제 왔니, 어디에서 무얼 했니/…/ 소문에는 아프다던데, 걱정했잖나 예끼 이 사람아’ 하고 부르니 그는 이렇게 받았다. ‘적지 않은 이 나이에, 힘든 세월 겪으면서/ 혼자 울고 웃으면서, 인생을 또 다시 배웠습니다/ 걱정끼쳐서 죄송합니다, 할 말은 많아도, 말 못합니다.’

이날 공연은 오후 7시에 신곡 ‘남자의 인생’ 전주와 함께 시작됐다. 나훈아는 동요 ‘반달’을 직접 통기타를 퉁기며 불렀다. 관객들은 한목소리로 “하나, 둘, 셋. 나! 훈! 아!”를 외쳤고, “평생의 소원이 풀어진 순간”이라며 울먹이는 여성도 있었다.

‘사나이 눈물’을 부르기 전 나훈아는 “나는 노래를 11년 굶었다. 오늘 여러분이 계속하자고 하면 밤새도록 할 자신도 있다”며 짐짓 익살을 부렸다. 이어 그는 “지난 11년간 보따리 하나 메고 지구를 5바퀴 돌았다. 한 번은 남미에 가려고 미국에 들렀는데, 우연히 한국 라디오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사나이 눈물’을 듣고 펑펑 울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나이 눈물'을 부르던 나훈아는 지난 세월이 생각나는 듯 수시로 뒤돌아섰고, 그때마다 관객들은 나훈아를 대신해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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