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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비판 50대 주부 불법 체포

법조계는 불법 체포 [권대정 기자 2020-03-04 오후 3:15:44 수요일] djk3545@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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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 '신분증 보여달라' 요구 후 팔 꺾고 머리 바닥에 눌러 체포

경찰 "이름·주민번호도 말 안해… 주거 부정으로 현행범 체포한 것"
법조계는 "명백한 불법 체포행위"

지난달 24일 저녁 8시쯤 서울 잠실역. 건장한 경찰관 2명이 주부 김모(58·여)씨의 양팔을 하나씩 잡고 팔을 뒤로 꺾었다. 김씨가 몸을 비틀며 저항하자 경찰은 김씨의 옷을 잡아끌어 바닥에 꿇어앉혔다. 김씨가 일어나려 하자 경찰은 김씨의 머리를 밀어 땅에 박았다. 그런 뒤 바닥에 엎드린 김씨 등 위로 경찰관 2명이 올라타고는 등 뒤로 수갑을 채웠다. 주변 사람들이 "여경을 불러달라"고 소리쳤지만 경찰은 그대로 김씨를 연행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이 촬영해 올린 유튜브 영상이 공개되자, '무슨 중죄를 지었기에 60세 가까운 여성을 건장한 경찰관 2명이 찍어누르다시피 제압한 뒤 수갑을 등 뒤로 채웠느냐'는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피운 김씨가 경찰관의 거듭된 신분증 제출 요구를 거부했다"며 "형사소송법에 따른 적법한 현행범 체포"라고 했다. 그러나 다수 법조인은 "명백한 불법 체포"라고 지적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당시 김씨는 분홍색 장바구니를 들고 장을 보러 가던 길에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대응을 비판하는 5명가량 시위대와 마주쳤다. 평소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왔다는 김씨는 시위대가 마이크를 잡고 외치는 걸 구경하다가 마침 장바구니 안에 갖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 하야' 전단을 꺼냈다.

문제는 '한 여성이 마이크를 잡고 소리치는데 너무 시끄럽다'는 신고를 받고 나타난 인근 파출소 소속 경찰관들이 김씨를 시위대 중 한 명으로 판단하면서 벌어졌다. 경찰이 신분증을 요구하자 김씨는 "(장 보러 가던 길이라) 신분증이 없다"고 했다. 경찰은 두 차례 더 신분증을 요구한 뒤 불응하자 "신분증 세 차례 요구했습니다"라고 고지(告知)하고는 김씨 제압에 들어갔다.

경찰은 형사소송법 214조를 근거로 들었다. 50만원 이하 벌금 등에 해당하는 경범죄는 범인의 주거지가 분명치 않을 때(주거 부정)에 한해 현행범 체포가 가능하다는 조항이다. 공공장소에서 소란 행위를 경범죄 위반으로, 신분증 제출 요구를 세 번 거부했기 때문에 '주거 부정'에 해당한다고 봤다는 것이다. "신분증 요구뿐만 아니라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도 물어봤지만 김씨가 응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과잉 제압' 비판에는 "김씨가 저항하면서 휴대폰으로 경찰관의 머리를 때리고 팔을 물어뜯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법조인들의 판단은 달랐다. 김상겸 동국대 교수는 "공공장소에서 구호를 외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범위 내"라며 "이번과 같은 공권력 행사는 자칫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했다. 현행법상 신분증 제출 거부를 '주거 부정'으로 해석할 근거가 없다. 더구나 김씨는 "신분증이 없다"고만 했을 뿐 도주를 시도하지 않았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행범을 체포하려면 체포의 필요성, 즉 도망할 우려가 있어야 하는데 이 사안에서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 현직 판사는 "법적 근거도 없는 '세 번 신분증 요구 후 체포'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수사 권한이 크게 확장되는 상황에서 경찰 공권력의 과잉 행사가 만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만 약 김씨가 '조국 수호' 전단을 갖고 있었다면 경찰이 그렇게 체포했겠느냐"는 말도 나왔다. 김종민 변호사는 "5공 경찰을 보는 것 같다. 경찰 권력 남용과 '정치 경찰화'의 징후로 보여 걱정스럽다"고 했다.

경찰은 김씨를 유치장에 가둬놓은 뒤 다음 날 풀어줬다. 김씨에 대해선 "소란 행위 신고가 들어와 체포한 것이지, 정치적 고려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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