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면 전쟁터 끌려가”...러시아인 남대문시장에서 구걸
베크남에서 한국...다음 행선지는 홍콩 [양동익 기자 2024-07-04 오전 9:30:29 목요일] a01024100247@gmail.com
남대문시장에서 최근 금발의 백인 구걸인이 눈길을 끌고 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그에 대한 목격담이 이어지며 외국인 베그패커(begpacke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4시경 남대문시장에서 만난 바딤(Vadim)은 러시아 국적의 30세 남성으로, 시장 한 구석에서 "한국은 나에게 비싸다. 돈이 부족해요"라는 한글 팻말과 함께 구걸하고 있었다. 그의 수금통에는 천원짜리 지폐와 동전들이 있었다. 바딤의 목표는 홍콩행 비행기표를 구입할 돈을 모으는 것이다.
바딤은 왜 한국에서 구걸하냐는 질문에, "2주 전까지 베트남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선생님이었다. 학원 계약과 비자가 만료되어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을 다음 목적지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고 영어가 잘 통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로는 돌아갈 수 없다며, "지금 러시아로 돌아가면 징집될 것이다. 나는 총을 들기보다 학생들과 있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베트남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사진을 휴대폰으로 보여주며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처럼 외국인이 구걸하는 모습은 과거에도 관광지에서 종종 볼 수 있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사라졌다가 최근 다시 등장했다. 구걸행위는 현행법상 위법이며, 신고가 들어오면 최대 10만원의 범칙금을 물어야 한다. 남대문 시장 인근 지구대 경찰은 “아직 신고가 들어오지 않았지만, 두 번 이상 신고가 들어오고 통행에 지장이 생기면 입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취업비자가 없는 외국인이 영리행위를 하는 것도 출입국관리법 위반이다.
하지만 일부 남대문 상인들은 바딤을 동정하기도 했다. 한 상인은 “물건을 파는 것도 아니고 그냥 돈을 달라는 걸로 처벌하는 것은 불쌍하다”며 그의 상황을 이해하려 했다. 법조계에서는 구걸 행위를 경범죄로 포함하는 것에 대해 의견이 나뉘고 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는 “개인이 너무 빈곤해서 구걸하는 것을 범죄로 규정하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반면 임경숙 변호사는 “구걸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빈곤 문제와 다른 차원이며, 범죄 예방의 순기능이 있다”고 주장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서양인 베그패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태국은 정기적인 단속을 시작했고,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체류 기간에 맞는 충분한 현금을 입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바딤의 사례는 법적 문제를 떠나 다양한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투브) https://youtu.be/ByWkrN4lKwo?si=Uw3rUuwFgodSZ1Xi
shorts) https://youtube.com/shorts/QoHaSPd8LZo?si=Qi8iAGLz0TzKIXv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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