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두 달을 맞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 대한 당내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4·10 총선 참패 후 무기력했던 당내 분위기 속에서 한 대표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은 사실이다. 친한(친한동훈)계가 아닌 당 관계자들조차 한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맞붙어 활약하면 당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 그리고 한 대표까지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과거 윤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할 때 한 대표와 당 지지율은 상승했던 디커플링 현상이 사라진 것이다.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차기 대통령감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한 대표는 최근 이 대표에게 확실히 밀리는 모습이다.
지난 9월 1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이재명 대표가 26%, 한동훈 대표는 14%를 기록했다. 이는 3월 1주 조사와 비교해 이재명 대표는 3%포인트 상승한 반면, 한동훈 대표는 10%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이와 관련해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고문은 “한동훈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당대표가 된 이후 오히려 하락한 이유는 윤 대통령과 다른 무언가를 기대했던 국민들의 실망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명확히 차별화되지 않으며, 그 반사이익은 오히려 이재명 대표가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한 대표가 ‘당정관계 재정립’을 외치며 당선된 이후 대통령실과의 갈등만 벌였을 뿐, 성과는 미미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은 “차별화가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지려면 반드시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당내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민생·정책 이슈에 지나치게 집중하며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한 대표가 정책위의장처럼 행동하며, 협치는 원내에 맡기고 자신은 전투력을 발휘해 이재명 대표와 확실히 대립각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 대표가 의정갈등 중재를 통해 반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대표 측은 여야의정 협의체 제안과 의대 증원 유예에 대한 대통령실과의 협의를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이 민심을 전달했고, 대통령실도 수용했다”면서 당정 협력이 긴밀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협의체 출범이 좌초되는 등 의정갈등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 대표에게 악재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가장 어려운 과제에 주도권을 잡으려 한 것이 패착”이라며, “처음부터 직을 걸고 강하게 나섰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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