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일주일 앞둔 9일과 10일, 국회 의원회관 1층 택배 보관소는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보내진 추석 선물 상자들로 가득 찼다. 각 의원실에서 나온 직원들이 손수레를 이용해 선물을 챙겨가면, 곧바로 새로운 선물 상자들이 채워졌다. 국회는 '풍요로운 한가위'를 맞아 '선물이 넘쳐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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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상한선에 맞춘 29만8,000원 상당의 선물 세트도 눈에 띄었다. 선물을 보낸 주체는 주로 각종 이익단체들이었다. 명창환 전남도 행정부지사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소속 의원 4명에게 건강기능식품인 '발효 울금'을 선물했다. 이 제품은 인터넷에서 29만8,000원에 팔리는 고가의 제품으로, 설과 추석 기간에만 한정적으로 상한선이 30만 원으로 높아지는 김영란법 규정을 활용한 맞춤형 선물이었다.
한편, 서민들에게 '꿈의 명절 선물'로 불리는 한우 선물 세트는 국회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는 국민의힘 중진 의원 2명에게 20만 원 상당의 한우 세트를 보냈으며,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3명에게 한우 선물 세트를 보냈다.
작지만 고급스러운 와인도 인기였다. 한국수소연료전지산업협회는 민주당 의원 3명과 국민의힘 의원 1명에게 프랑스산 '샤또 라 프랑스 델 옴므 메독' 와인을, 대한변호사협회는 다수의 여야 의원들에게 '샤또 딸보' 와인을 보냈다. 이 와인 선물들은 보관소 한쪽을 가득 채웠다.
이에 국회 사무처는 각 의원실에 "택배를 1층 보관소가 아닌 각 의원 사무실에서 직접 받으라"는 공문을 보냈다. 사무처는 "부정적인 언론 보도와 분실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으며, 임시 직원 2명을 채용해 선물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관소에 쌓인 선물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한 재선 의원실 관계자는 "정말 좋은 선물은 의원이나 보좌관 자택으로 직접 발송된다"며, "명절 선물은 적게는 수십 상자, 많게는 100상자 이상이 들어온다. 이를 의원실 직원들이 나누어 가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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