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선언하자,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모르겠다"(I have no idea)고 답했다.
유투브 https://www.youtube.com/watch?v=5X2f1Cl0kbg
10일(현지시간) USA투데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의 첫 TV토론 종료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위프트의 지지 선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앞서 스위프트는 TV토론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카멀라 해리스와 팀 월즈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소 자신을 비판하는 인물들에게 즉각적으로 반박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에는 즉답을 회피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스위프트에게 이처럼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 공동 편집장 라민 세투데가 저술한 책 '이사한 나라의 견습생'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스위프트에 대해 "아주 아름답고, 매우 재능이 있으며, 훌륭한 스타성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스위프트는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비난을 받았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동안 "그는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을 부추겼다"고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세투데에게 "그녀가 정말 진보적인지 아니면 연기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AI 기술을 악용한 '딥페이크'로 인해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는 스위프트와 그녀의 팬들이 자신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할리우드와 같은 연예계의 지지와 자금 지원은 그의 대선 캠프에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할리우드는 선거 때마다 '현금 인출기'로 불리며, 조지 클루니, 줄리아 로버츠, 메릴 스트립 등 유명 배우들이 민주당 후보들을 지지해왔다. 클루니는 바이든 대통령의 자금 모금 행사에서 2,800만 달러를 모으며 큰 기여를 한 바 있다.
그중에서도 테일러 스위프트는 특히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다. 그녀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2억8천만 명에 달하며, 이번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문은 5시간 만에 '좋아요' 600만 개를 넘겼다. 스위프트는 콘서트 투어로만 10억 달러의 수익을 기록하며 '스위프트노믹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애슐리 스필레인은 "젊은 유권자들은 전통적인 매체보다는 유명인들의 의견에 더 신뢰를 두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스위프트의 지지 선언이 향후 대선 판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48%와 47%로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선거 전문가 루아나 리베이라는 "스위프트의 지지 선언이 공화당 지지자들의 마음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선거에 관심이 없던 유권자들을 해리스 부통령 쪽으로 끌어올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TV코리아 (http://www.sisatvkorea.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