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직원 1만명 기부...'궁궐숲' 가치높여

2027년까지 6년 동안 3ha 규모 잘피(Seagrass) 숲 조성 목표 [양동익 기자 2024-09-04 오전 9:06:41 수요일] a01024100247@gmail.com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궁궐담장길을 찾았다. 터널 아래로 자동차가 오가고 있었지만, 주변은 매우 평온했다.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올랐으나,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이 더위를 식혀주었다. 창경궁과 종묘를 잇는 녹지는 개방된 지 2년여밖에 되지 않아 아직 울창한 숲은 아니었지만, 소나무와 진달래 등 한국 고유의 수종들이 햇빛을 받으며 자라나고 있었다. 이곳을 자주 찾는 시민들은 “봄에는 더 아름답다”며 “서울 시내에 이런 길이 있다는 게 정말 귀하다”고 말했다.

 

유투브 https://www.youtube.com/watch?v=TIYQupUVQ8w&t=17s




 

종묘와 창경궁은 원래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숲으로 이어져 있었으나,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도로를 개설하면서 분리되었다. 서울시의 역사복원사업을 통해 2022년, 두 공간은 다시 연결되었다. 그러나 90년 동안 끊겼던 숲길은 여전히 빈약했다. 이에 KB국민은행은 2023년, 창경궁 내에 위치한 궁궐담장길과 맞닿은 ‘KB 그린 웨이브 궁궐숲’을 조성하겠다고 나섰다. 이 사업에는 임직원들도 동참해, 지난해에만 1만여 명이 ESG 활동에 참여해 1억 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이 기부금으로 지난해 80명의 시민이 궁궐숲 가꾸기 봉사활동에 참여해 187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KB국민은행의 궁궐숲 조성 사업은 2025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바다에도 숲을 조성하고 있다. ‘KB 바다숲 프로젝트’는 2022년부터 2027년까지 6년 동안 3ha 규모의 잘피(Seagrass) 숲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잘피숲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를 장기간 저장하며, 해양 생물에게 서식지를 제공하고 바다 환경을 정화하는 등의 효과가 있다. KB국민은행은 잘피 복원을 위해 각 지역에서 최소 2년 동안 사업을 진행하며, 모니터링을 통해 생존율이 낮을 경우 재이식을 진행한다. 첫 번째 바다숲은 경남 남해군 창선면 인근 해역에 1ha 규모로 조성되었고, 두 번째는 경남 사천시에서 진행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숲 조성이 은행의 수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기후변화로 생물 다양성이 감소하면 장기적으로 기업의 수익이 줄어들고, 정부 규제와 투자자 인식 변화로 금융회사의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숲 조성은 생물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앞으로도 숲 관련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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