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1명이 12시간 책임…응급실은 선착순이 아니다.

전공의 약 500명이 이탈 응급실 운영 큰 어려움 [양동익 기자 2024-09-04 오전 8:21:24 수요일] a01024100247@gmail.com

 

 

강원도 춘천시 강원대병원 응급실에서 환자 9명의 진료 상황이 현황판에 표시되고 있다. 낮 최고기온 33도에도 불구하고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이 성인 환자의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5명의 전문의가 2교대 근무를 했으나, 최근 2명이 휴직하면서 상황이 악화되었다. 이에 따라 병원 측은 2일부터 응급실의 성인 야간 진료(오후 6시~다음날 오전 9시)를 무기한 중단했다. 이는 개원 이래 처음 있는 일로, 병원 관계자는 전문의 부족으로 지난 2년간 16번의 채용 공고를 냈으나 채용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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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오후, 경기 수원시의 아주대병원 응급실도 ‘한시적 축소 운영’을 실시했다. 지난달 전문의 3명이 사직하면서 매주 목요일 오전 7시부터 24시간 16세 이상 환자 진료를 중단하고, 최중증 환자만을 받기로 했다. 소아응급실도 6월부터 수·토요일 최중증 환자만 진료 중이다. 병원 관계자는 의료진의 업무 강도를 줄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충북 충주의 건국대 충주병원 역시 1일부터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만 응급실을 운영하며, 야간과 주말에는 응급실 문을 닫았다. 응급실 전문의 7명이 전원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2명이 마음을 돌려 완전 휴진은 면했다. 그러나 응급실 방문 환자는 급감했으며, 한 환자 보호자는 야간 진료 중단에 대한 불안을 표했다.

 

전국적으로 응급의학과 전문의 수는 지난해 말 1,504명에서 올해 초 1,598명으로 증가했으나, 전공의 약 500명이 이탈하면서 응급실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권역·지역 응급의료센터 의사는 지난해 12월 대비 73.4%로 감소했다. 의료진의 피로 누적으로 사직 및 휴직이 잇따르면서 응급실 붕괴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응급실 재이송 사례는 4,227건 중 전문의 부재로 인한 재이송이 1,771건에 달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0일까지는 재이송 사례가 3,597건, 그 중 1,433건이 전문의 부족으로 발생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응급실 뺑뺑이 현상이 예년보다 20~3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 대학병원 응급실의 C 교수는 “명절철 환자 급증과 더불어 의사들의 번아웃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정부는 현재 응급실 붕괴 위기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으나, 현장 의료진들은 심각한 인력 부족과 과도한 업무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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