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보좌진 일괄사의

차기 행보 거점 마련 위해 [권대정 기자 2016-04-21 오후 2:46:08 목요일] djk3545@empas.com

원희룡 민선 6기 제주도정 출범에 맞춰 정무보좌에 나섰던 핵심 보좌진들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현광식 비서실장 등 원희룡 도정의 핵심실세 등이 망라됐다. "도정쇄신을 위해 지금이 적기"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4·13 총선 직후라는 시기적 측면으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선 6기 원희룡 체제에서 임명된 현광식 비서실장과 김헌 정책보좌관실장, 라민우 정책보좌관, 김치훈 갈등조정보좌관은 21일 공식 사의를 표명했다.

 

이들은 이날 제주도청 기자실을 찾아 도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임기 중간점을 맞이하는 원희룡 도정의 새로운 동력 마련을 위해 2년 가까이 혼신을 바쳐 일했던 지금의 자리에서 물러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저희 보좌진들은 이미 원 도정의 임기 중간점인 올해 7월을 맞기 전에 원희룡 도정의 쇄신과 임기 중간점 새 출발을 위해 일괄사의를 고심하고 있던 중 지금이 도민들의 뜻을 더 철저히 받드는 적기라는데 의견을 모아 지난 19일 지사께 그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돌이켜보면 지난 2년은 원희룡이라는 새로운 리더십과 함께 미래로의 제주를 만들어가는 시간이었다”며 “도민들의 20년 숙원이었던 제2공항 유치, 전 세계가 주목한 에너지 자립 섬, 탄소 없는 섬 제주, 그리고 사람과 자연이 아름답게 공존하는 제주 개발가이드라인 설정 등 도민들과 함께 하루하루 치열하게 제주의 미래를 만들어간 그 시간은 저희에게 더없는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은 “저희는 원희룡 도정의 성공이 보다 새로운 제주를 향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신념으로 겸허하게 지금의 자리에서 비켜서고자 한다”며 “이러한 저희의 의지는 임기 중간점으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일신하고, 더 많은 분들이 더 큰 제주를 향한 도정에 함께 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퇴진사유를 밝혔다.

 

이들은 이와 함께 “새로운 제주를 향한 밀알이 되고, 더 큰 화합을 향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저희의 이런 충정을 지사가 심사숙고해 주시길 바라며 저희는 늘 새로운 제주, 더 큰 제주의 내일을 만들어가는 길에서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현광식 실장은 원희룡 지사가 3선 국회의원으로 재임하는 동안 줄곧 그의 보좌관을 맡아온 최측근 인물로 불린다. 서울법대 후배인 김헌 실장과 라민우 정무보좌관을 비롯해 언론계에서 합류한 김치훈 보좌관 역시 원 지사와 지속적으로 코드를 맞춰온 핵심인물로 손꼽힌다.

 

현광식 실장은 지난해 1월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김헌 실장은 민선 6기 도정 출범 직후인 2014년 9월부터 협치정책실장을 맡다 정책보좌관실장으로 명함을 바꿨다. 라민우 보좌관은 같은 해 7월부터 제주에 내려와 정책보좌관, 정무기획보좌관으로 일했다. 김치훈 보좌관은 지난해 9월 갈등조정보좌관에 임명됐다.

 

이들의 일괄 사의표명을 놓고 일각에선 지난 총선과정에서 불거진 '원희룡 마케팅' 등 논란에 대한 인책성 조치란 후문이 들리고 있다.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완패한 것에 대한 책임론이란 시각도 있다.

 

그러나 원 지사가 오는 7월 도정 2기 체제 출범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자 도지사직 재선을 향한 새로운 포석이란 시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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