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반달 가슴곰 발견

새끼 젖 먹여 [권대정 기자 2020-04-28 오후 1:42:52 화요일] djk3545@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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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반달가슴곰이 새끼곰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 국립공원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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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반달가슴곰이 지리산에서 새끼 3마리를 낳았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최근 지리산 일대 현장 조사를 통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반달가슴곰 2마리가 야생 상태에서 새끼 곰을 최소 3마리 출산한 것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로써 현재까지 지리산과 수도산 일대에 사는 야생 반달가슴곰의 총 개체 수는 올해 태어난 개체 3마리를 더해 최소 69마리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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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면포획으로 확인한 반달가슴곰 새끼의 모습. 국립공원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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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은 올해 14세인 반달가슴곰(KF-27)을 지난달 말에 ‘동면 포획’해 이 곰이 새끼 암컷 2마리를 출산한 것으로 확인했다. 동면 포획은 겨울잠을 자는 반달가슴곰의 생태를 연구하기 위해 건강검진이나 발신기 교체가 필요한 개체를 대상으로 하는 포획을 말한다.

연구진은 앞서 2월 초에도 7세인 반달가슴곰(KF-47)의 동면 바위굴 조사에서 새끼 울음소리로 이 곰의 출산을 확인했다.



동면 중에 200~400g 새끼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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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가슴곰 새끼. 국립공원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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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가슴곰은 보통 6월~8월 사이에 교미하는데, 교미 후 수정란은 자궁 속에 바로 착상되지 않고 가을철 먹이를 충분히 먹어 영양 상태가 양호해지면 동면 직전에 착상되는 '착상 지연' 현상을 거친다.

반달가슴곰은 동면 중인 1~2월 사이 약 200g~400g 정도의 새끼를 출산하며, 태어난 새끼는 급격히 성장해 동면굴에서 나올 때는 체중이 3~4kg이 된다.

공단측은 반달가슴곰의 동면굴은 대부분 해발 1100m 이상 고지대에 위치하며, 천적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할 수 있도록 거대 암반 절벽에 있거나 넝쿨로 뒤덮여 있어 접근이나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국립공원공단은 올해 추가로 출산이 예상되는 어미 곰이 5마리가 더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들 개체의 출산 확인을 위해 동면굴 주변에 무인센서카메라를 설치해 관찰하고 있다.



“생태적 거리두기 참여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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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면포획으로 확인한 반달가슴곰 새끼의 모습. 국립공원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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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공단은 반달가슴곰의 활동 시기를 맞아 탐방객과 반달가슴곰의 공존을 위해 ‘생태적 거리두기’ 등 홍보 활동도 지속할 예정이다.

지리산국립공원 일대 샛길 출입구 67곳에 출입경고 무인안내시스템을 설치하고 반달가슴곰 동면지와 주요 서식지 인근에 ‘곰 출현 주의’ 홍보 깃발 등을 설치했다. 또 대피소, 야영장 등 다중이용시설 내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을 설치해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곰과 사람과의 충돌을 예방할 예정이다.

남성열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장은 “야생동물의 안정적인 활동과 공존을 위해 동물들의 생태 지역에 출입을 자제하는 ‘생태적 거리두기’에 적극 참여와 협조를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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