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탁으로 6명 사망, 2명 실종

테풍으로 최악의 해로 [권대정 기자 2019-10-03 오후 3:23:29 목요일] djk3545@empas.com

         

3일 제18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강원 삼척에 4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원덕읍 갈남리 일명 신남마을이 토사가 밀려오고 물에 잠겨 아수라장이 됐다. 연합뉴스

3일 제18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강원 삼척에 4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원덕읍 갈남리 일명 신남마을이 토사가 밀려오고 물에 잠겨 아수라장이 됐다.

 

한반도를 강타한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6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3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모두 6명이다.  

미탁이 대구와 경북 지역을 관통하면서 이 지역에서만 5명이 사망했다. 경북 성주군 대가면에서 김모씨(76)가 농수로 배수 작업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김씨는 집중호우에 대비해 물 빠짐 작업을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1시21분쯤에는 포항시 흥해읍 급장리에서 이모씨(72)가 급류에 휩쓸리면서 목숨을 잃었다. 또 이날 오전 1시16분쯤 영덕군 축산면에 있는 김모씨(66)의 집이 무너지면서 김씨 아내(59)가 매몰돼 숨졌다.  

태풍이 내륙 지역을 벗어난 오전 9시6분쯤에는 울진군 울진읍의 한 주택 붕괴 현장에서 강모씨(67)와 김모씨(62) 부부가 매몰된 채 발견됐다. “사람이 흙더미에 묻혀있다”는 인근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수색 끝에 강씨 부부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경찰은 주택 뒤편 경사로에 있던 흙이 무너져 내리면서 주택이 붕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강원 삼척시에서도 시간당 129㎜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오전 1시쯤 무너져내린 토사에 주택 벽이 쓰러지면서 안방에서 자던 김모씨(77)의 집을 덮쳤다. 김씨는 장롱에 깔렸다가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집중호우에 실종 사례도 계속됐다. 앞서 2일 오후 9시49분쯤 포항시 북구 청하면 유계리 계곡에서는 승용차 1대가 집중호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하류로 떠내려가는 사고가 났다. 소방당국은 해당 차량을 발견했지만 운전자를 찾지 못했다. 차량 운전자는 인근 사찰 소속 승려로, 이날 인근에 있는 주민센터를 방문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경북도는 보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주택이 파손되면서 3명이 다쳤고 경북에서도 1명이 부상했다. 제주도에서는 주택 침수·파손으로 10세대 3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은 인근 호텔·펜션이나 친척 집, 교회 등에 임시로 머물고 있다.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등지에서는 주민 1546명이 마을회관이나 면사무소 등으로 대피했다.  

민간·공공시설 등 재산피해도 발생했다. 전남 완도와 목포, 제주 등에서는 주택 101동이 침수되고 5동이 파손됐다. 창고 3동과 비닐하우스 8곳도 피해를 봤다. 경북 봉화에서는 영동선 관광열차가 산사태로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들은 모두 대피했으며 코레일이 긴급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북·경남을 중심으로 14곳에서 도로 사면이 유실됐다. 제주에서는 학교 1곳의 지붕이 파손됐고 전남 완도군 완도읍 내 초·중학교와 중앙시장 등 13곳이 일시 침수됐다. 제주도 성산읍·구좌읍 일대 1천56가구에서 한때 정전을 겪었다.  

항공기 운항은 이날 6시 현재 모두 재개됐으나 여객선은 계속 발이 묶여 있다. 전날부터 부산∼제주 등 100개 항로에서 여객선 165척 운항이 통제되거나 결항했다. 부산·제주·마산·목포 등 주요 항만의 선박 입·출항도 통제되고 있다. 한라산·지리산 등 21개 국립공원의 515개 탐방로도 출입이 금지됐다. 

전날 오후 9시 40분 전남 해남군에 상륙한 ‘미탁’은 밤사이 남부지방을 관통한 뒤 이날 오전 6시쯤 경북 울진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 경남, 부산, 울산, 경북, 대구, 강원 영동에 발효된 태풍 특보는 점차 해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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