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화면을 통해 메뉴를 확인하고 결제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키오스크' 시스템이 많은 매장에 도입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키오스크 시장은 2006년 600억원에서 2017년 2,500억원으로 4배 이상 커졌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는 있지만, 키오스크가 널리 보급될수록 노년층은 되려 디지털 소외를 겪고 있다.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채널 영상 캡쳐) 박막례 할머니가 키오스크 주문시스템의 어려움을 얘기하고 있다.
인기 유튜버 박막례(73) 할머니 채널의 '막례는 가고 싶어도 못가는 식당' 영상에서는 할머니가 맥도날드 키오스크의 자동주문을 이용해보는 장면이 담겨 있다. 할머니는 키오스크 작동법이 익숙하지 않은 데다 외래어로 표현된 단어, 작은 글씨, 비슷한 그림들에 쩔쩔매는 모습을 보인다. 콜라인줄 알고 시킨 음료가 커피여서 당황해하기도 한다.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서는 원하는 음식을 찾기 위해 모든 분류를 눌러봐야 한다. 그러나 키오스크 특성상 일정한 시간 이상을 지체할 경우, 사람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초기화면으로 되돌아간다. 기계에 익숙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주문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노인들은 음식을 확인하고 있는 도중 화면이 전환돼 당황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또한 키오스크는 카드로만 계산이 가능하다. 현금 계산이 익숙한 노인들에게 “IC칩이 아래로 향하도록 카드를 넣어주세요”라는 안내음은 아주 낯설게 느껴진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18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4대 정보 취약계층 가운데 장노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63.1%로 취약계층 가운데서도 가장 낮았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디지털정보화 접근 수준은 90.1%에 달했지만 디지털정보를 이용하는 역량 및 활용 수준은 각각 50.0%와 62.8%에 그쳤다. 접근은 하지만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질 기회가 없거나 적었던 노년층은 직관적으로 사용법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며 "순간의 당황으로 위축되면서 차근히 살펴볼 여유를 잃게 되고 그것이 심리적 위축과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져 시도조차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TV코리아 (http://www.sisatvkorea.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