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나라 일처럼 대처하나[권대정 기자 2017-08-28 오전 11:18:08 월요일] djk3545@empas.com
北 단거리 발사체 3발 쏘자, 靑 "ICBM 안 쐈으니 전략적 도발은 아니다" 전문가들 "100% 한국 공격용… 남의 나라 일처럼 대처하나"
북한이 26일 강원도 동해 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3발을 발사, 2발은 250㎞를 비행했고 1발은 공중폭파했다. 청와대는 발사 직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었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단거리 발사체 발사는 전략적 도발이 아니다"고 했다.
군사·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의 도발을 '100% 한국 공격용'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미국의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지만, 이번 단거리 발사체는 남한을 공격 사정권으로 하고 있다. 북한은 25일 '선군절'에는 김정은의 참관하에 특수부대를 동원해 백령도와 연평도 점령 훈련을 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7일 "북한의 괌 포위사격 협박 국면에서 단거리 발사체를 쏘고 백령도 점령 훈련을 한 것은 미국을 상대하기 전에 우리를 확실한 인질로 잡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미사일은 단거리 발사체이기 때문에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기간이 아니었다면 NSC상임위까지 열 사안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도 을지연습 기간 통상적인 대응훈련을 해 왔는데 그런 차원이라고 본다"고 했다. 예상했던 수준 내의 도발이기 때문에 '심각한 상황으로 보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발사체의 성격을 놓고도 한·미는 다른 해석을 내놨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발사체는 '개량된 300㎜ 방사포'(대구경 다연장포)로 추정된다"고 했지만, 미군 태평양사령부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이 정도의 도발이라면 UFG 훈련 뒤 대화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큰 신호"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대화'에 급급해 우리 국민과 영토를 상대로 한 북한의 명백한 도발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는 것에 대해선 진보 진영 내부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
응이다.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면 '전략적 도발'이고, 한국을 상대로 도발하면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대처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건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고 기본 상식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략적 도발이 아니라는 것은 ICBM 발사가 아니라는 것이지 도발 의미를 축소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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