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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복싱 영웅 파퀴아오

메이웨더와 세기의 대결 [김경철 기자 2015-03-13 오후 7:09:28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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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복싱 영웅 파퀴아오

경기 때면 내전도 휴전...메이웨더와 세기의 대결

   

▲ 파퀴아오(왼쪽)가 2009년 5월 2일 주니어웰터급 타이틀전에서 리키 하튼의 턱에 강력한 레프트 훅을 작렬시키고 있다. 파퀴아오가 2회 TKO승을 거뒀다.
아시아 출신 스포츠 스타 중 최고 인기를 누리는 사람은 누구일까? 프로스포츠의 세계에서 인기는 결국 돈이 말한다.

경량급으로 대전료 2000만달러를 넘긴 최초의 선수! 그는 필리핀이 배출한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37)다. 파퀴아오는 2011년 ESPN이 조사한 스포츠 스타 부자 순위에서 MLB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함께 3200만달러(약 350억원)를 벌어들여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을 선정했는데, 이 중 스포츠 선수는 골프의 타이거 우즈, 테니스의 나달, 복싱의 파퀴아오 3인이었다.

복싱, 격투기 팬들 사이에서 파퀴아오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이 시대 최고의 영웅이다. 그런데 한국의 스포츠팬들에게 파퀴아오는 조금 낯설다. 프로복싱 인기가 없어 국내 언론에서 관련 기사를 자주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말 주요 신문에서 모처럼 프로복싱 기사를 취급했다. 매니 파퀴아오가 미국의 천재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5월 2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기의 대결을 벌인다는 기사였다. 메이웨더(38)는 프로 데뷔 후 47경기 무패로 5체급을 석권했고, 파퀴아오는 복싱 역사상 8체급을 제압한 살아있는 복싱의 전설이다. 2010년에도 두 복서의 대결이 성사될 뻔했지만 양측이 도핑 검사 방식을 놓고 의견이 갈려 성사 직전에 무산됐다.

세계의 복싱팬들은 두 사람 중 누구에게 더 열광할까. 당연 파퀴아오다. 파퀴아오의 신체 조건을 보자. 신장 169㎝에 팔길이 170㎝. 플라이급이나 밴텀급에서나 통할 수 있는 체격 조건이다. 메이웨더는 팔길이가 183㎝. 파퀴아오는 모든 면에서 희망의 상징이고 인간승리의 주인공이다. 미국에 사는 수백만 명의 필리피노들은 그의 경기가 벌어질 때마다 필사적으로 티켓을 산다. 그는 프로복싱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강력한 ‘티켓 파워’다.

파퀴아오의 인기를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사례. 민다나오섬은 알려진 대로 수십 년째 이슬람 게릴라와 정부군 사이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그동안 12만명 이상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파퀴아오가 링에 서는 날 양측은 휴전을 한다. 뿐만 아니라 필리핀 전체가 텔레비전 앞에 모인다. 범죄율은 제로가 된다.

파퀴아오는 1978년 12월 17일 필리핀 민다나오섬의 키바웨하루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먹기 힘든 집안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아버지가 다른 여자가 생겨 가족을 버리면서 졸지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그는 열세 살 때부터 민다나오 거리를 돌아다니며 꽃, 담배, 도너츠, 아이스크림을 팔았다. 그러나 민다나오에서는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일생일대의 결단을 내린다. 열다섯 살에 가족과 고향을 떠나 배를 타고 수도 마닐라로 갔다. 복서로 인생을 개척하기 위해서였다. 1995년 1월, 열여섯 살에 마닐라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이었다.

파퀴아오가 세계 플라이급 챔피언이 되었을 때만 해도 세계 복싱계는 그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플라이급에서 으레 필리핀을 비롯해 한국, 일본 등 아시아권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그는 순박해 보이는 눈빛과 외모다. 그러나 일단 사각의 링 안에 서면 무자비한 인파이터로 돌변한다. 어떤 상대와 만나도 물러나거나 주춤거리는 법이 없이 맞짱을 뜬다. 그러다 한번 기회를 잡으면 마치 기관총을 난사하듯 펀치를 날린다. 그 결과 파퀴아오와 붙어 패한 선수들은 비참한 몰골이 된다. 복싱팬들은 이런 두려워할 줄 모르는 인파이터 스타일에 매료된다. 펀치 스피드, 맷집, 회피·방어 능력 또한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복싱 권위지 ‘링’은 파퀴아오를 올해 최고의 선수로 2회 선정하기도 했다. 또한 모든 선수가 체급 차가 없다고 가정해 최강의 복서를 가리는 ‘파운드 포 파운드(pound for pound)’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어떻게 완벽한 인파이터 복서가 되었을까. 마닐라에서 그는 두 번째 결단을 내린다. 프로복싱의 본고장인 미국으로 가기로 한 것이다. 미국 LA에서 프레디 로치와 만난 게 그를 바꿔놓았다. 로치 코치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 레프트 펀치에만 의존하는 공격과 방어기술이 평범한 선수였다. 그러나 로치 코치는 파퀴아오에게 라이트 펀치도 강력하게 사용하는 법을 가르쳤다. 이와 함께 방어기술도 눈에 띄게 향상시켰다. 공격과 수비에서 신체조건의 불리함을 극복할 완벽한 인파이터로 조련시킨 것이다.

파퀴아오는 세상 사람들의 편견을 가차 없이 깨부쉈다. 플라이급에서 시작한 복서가 체급을 올려 하나씩 하나씩 정복해 나갔다. 플라이급, 수퍼밴텀급, 수퍼페더급, 라이트급, 웰터급, 수퍼웰터급 등 8체급에서 세계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플라이급(48~51㎏)과 웰터급(63~67㎏)의 체중 차이는 거의 20㎏.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다이어트로 체중을 5㎏만 줄여도 몸이 날아갈 듯 가볍다는 말을 한다. 반대로 체중이 10㎏ 늘면 몸이 둔해진다. 그런데 파퀴아오는 몸무게를 20㎏ 늘리고도 플라이급 때와 똑같은 발놀림과 펀치 스피드를 유지한다. 복싱 전문가들이 그에게 경탄하는 이유다. 한국에서도 홍수환과 문성길 정도만이 2체급을 정복한 프로복서였다.

파퀴아오는 2008년 12월 6일 오스카 호야와 세기의 대결을 펼쳤다. 두 사람의 대결은 웰터급으로 치러졌다. 도박사들은 모든 신체조건에서 앞서는 호야의 승리를 점쳤다. 그러나 파퀴아오는 보란 듯이 호야를 사정없이 두들겨 8회 TKO승을 거둔다. 이로써 파퀴아오는 세계 최고의 복서라는 영예를 안게 되었다. 2010년 11월, 그는 WBC 수퍼웰터급 챔피언 마가리토에 도전해 8체급 석권에 성공했다.

영국 신문 텔레그라프는 2014년 11월 흥미로운 기사를 전송했다. 제목은 ‘복싱팬들이 필리핀 영웅을 사랑하는 36가지 이유’였다. 그는 현재 필리핀의 재선 국회의원이다. 시합 일정이 없으면 필리핀에서 국회의원으로 활동한다. 파퀴아오는 공언했다. 나이 마흔이 되면 대통령에 출마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다음은 파퀴아오 하일라이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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